• Won Jy

Pigeon N° 1


발견날짜 : 2016. 11. 12

발견장소 : 배수구 뚜껑위, Rue de Preston, Nîmes, France

상태 : 완전 말랐음.

사인 : 모르겠음.


맨날 지나다니던 집앞인데, 어느날 한 비둘기 사체가 덩그러니 집앞 배수구 뚜껑위에 '놓여져' 있었다.

정말 그 존재감이 너무 뜬금없었다.

왜냐하면 방금 집밖으로 나갈땐 없었는데, 갑자기 그가 거기 누워있었고,

무엇보다가, 그가 방금 죽은거라면, 시체에 핏기가 있어야할텐데, 그의 온몸은 완전히 말라있었고,

특히 몸이 마르면서 두 눈과 복부는 완전히 말려져 파여있었다.

그리고 그의 자세와 분위기는 죽음을 당한것이 아니라, 마치 태연하게 그것을 맞이한것처럼 평온해보였다. 뒷통수를 완전히 바닥에 기대고 고개가 위로 쳐져, 살짝 옆으로 기울어져있다. 두 날개는 팽팽하게 펴져있거나, 꺾여 구부려진게 아닌, 뭔가 편안하게 바닥에 기대어진 모습이다.

그는 마치 평온해보였다.

내가 흔히 보던 길바닥에 쳐박힌 비둘기의 비극적인 끝모습이 아니였다.


그 이질적인 존재감으로 인해 아마도 나는 그 시신 앞에서, 그를 바라보며, 한동안 망설였던것 같다.

이걸 놓치기 싫은 마음에 여러각도 에서 사진도 찍고 집으로 들어갔으나,

이내 아쉬운 마음이 커져버려서, 다시 라텍스 장갑과 먹다남은 피자박스를 가지고 그에게 돌아갔다.


그렇게 그시신을 발견한 당일에 그를 피자곽으로 내 집 지하실(cave)로 시신을 운반했다.

행여나 사람들 눈에 너무 뛸까 염려하며 신속히 시신을 피자상자로 가리며 신속히 진행하였다.


2016년 11월에 그렇게 지하실에 피자곽으로 놓은채로 12월까지 방치되다가


+ Photogramme수업에 쓰인 얘기 +


2017년 1월까지 방치했다.

그때까지 내가 이 시신을 가지고 무얼할지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한가지 확실한것은 이 시신을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노출'시키지는 않고 싶다는 것이였다.

그건 아무래도 좀 이 비둘기에게 예의가 아닌것 같았다.


그러다가 떠오른게, 예수의 토리노 수의처럼, 그에게 유대식 장례를 치루어주자고 생각했다.

집에 있던 적당한 사이즈의 투명 플라스틱 상자와 아기용 가제수건 그리고 부식토(terreau)를 준비했다.

사실 부식토와 이런 조건의 장례는 유대식 장례와 이미 거리가 있었으나, 부식토가 시신을 더 분해시킬수 있을것같다라는 생각과 습하지않는 그의 시신을 좀더 활성화해서 수의 이미지 생성에 더 기여할수 있을것이라는 기대가 이러한 선택을 야기했다.


하지만, 이미 2개월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나는 다시 지하실에 내려가기가 두려웠다.

그 방치기간 동안 그가 또다른 어떠한 괴물로 변해있지 않을까 두려웠다.

장례품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오랜만에 지하실로 내려갔지만, 다행히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않았다.

나는 정성스럽게 시신을 아기 가제수건으로 감싸고 부식토를 넣은 플라스틱 상자안에 묻었다.



토리노의 수의(Saint suaire)을 따라한 이미지 (작업명 Figure de pigeon ) 제작후


Carole Manaranche가 초청된 학교 워크샵 일환으로

테이블위에 다른 오브젝트들 옆으로, 해당 시신을 붙히고 그위에 물감을 얹는 작업을 했음.

2017년 2월 1일에 해당 작업을 정리하면서, 파기당함.